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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로 시작해 대게로 끝나는 영덕여행

여행에서 담은 흔적/Gyeongsang-do,Korea

by 용작가 2021. 6. 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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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게가 너~~~무 먹고 싶어 영덕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마음먹고 떠나는 가족여행이라 저렴한(그렇지만 무려 카라반...) 숙소도 잡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기로 다짐했건만 눈을 뜨니 해가 중천이더라... (나이가 들면 아침잠이 없어진다던데... 나는 오히려 더 게을러지고 있네...) 부랴부랴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쉼없이 세시간 남짓 달려 강구항 초입에 들어서니 어마어마하게 큰 대게 모형이 두 손? 두 집게발을 들어 환영해주는듯 했다. 좁은 길목에서 차가 밀리기 시작해 걱정(시국이 시국인지라...)이 되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생각처럼 많지않은 인파에 안도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강구항난전시장에 있는 한 대게 판매점을 찾아갔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 어플을 통해 정보를 얻고, 후기가 괜찮은 곳을 딱 정해서 갔기에 동선을 최소화 하고 시간을 아껴쓸 수 있었다. 후기로 보았던 인상과 똑같은 여사장님께 좋은 놈으로 골라달라 말하고 찜집에서 대게를 정말 배부르게 맛볼 수 있었다. 점심과 저녁 사이의 애매한 시간이라 식당엔 우리 가족만 있어서 마음 편히 대게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엉뚱이 입맛엔 대게가 맞지않았는지 억지로 억지로 몇 점 떠먹인게다라 속상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배는 그만큼 더 불렀다. 그런 엉뚱이를 뒤로하고 나는 대게집에서 맛볼 수 있는 백미인 게딱지 게장볶음밥까지 해치웠다.

 

 

 

 

숙소로 가기전, 다시 난전시장에 들려 저녁에 먹을 전복 조금과 고동을 사고, 대게가 들어있다는 대게빵도 간식거리로 샀다. 그리고 언제 생겼는지모를 영덕해파랑공원을  잠시 걸으며 소화를 시켰다.

 

 

 

 


 이번 여행의 하룻밤을 보낼 솔향기펜션은 장사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규모가 작은 펜션이었다. 그 중 카라반 객실로 골랐는데, 낡긴했지만 카라반(캠핑을 다닐때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재미난 경험이었다. 주차장에서 큰 돌계단을 오르락거려야하는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정원을 독차지 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었다. 캠핑 다니는 버릇 때문인지 챙겨간 짐이 많아서 옮기는데 애를 먹긴했지만, 덕분에 간이 주방을 만들수 있었고 이불도 가져간걸로 다시 세팅해놓으니 첫인상보다는 마음에 드는 공간으로 변신 시킬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잠시 각자만의 방법으로 쉬었다가... 사실 엄마는 쉬고, 아빠는 엉뚱이 벗이 되어줘야했다. 닌텐도스위치 하면서 한참동안 승부를 불태웠었다. (마리오 파티!! 엉뚱이의 최애겜이다....) 저녁으로 고동을 삶고, 전복과 항정살, 익은 김치를 구웠다. 뭐라도 돕고 싶다던 엉뚱이가 아빠의 주방보조일을 톡톡히 해줬다. 작은 심부름부터 마늘 으깨기?다지기 까지...!!! 챙겨온 그릇과 조명으로 상을 세팅하고 부족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여행의 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분명 늦게 잠에 들었는데...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머리도 맑아진 것 같았다. 아침으로 즉석카레밥으로 엉뚱이만 얼른 먹이고, 짐을 챙겨 체크아웃하고 다시 강구항으로 갔다. 요즘 핫하다는 라면집으로 가서 홍게라면과  전복주먹밥을 먹었는데, 보기에 좋고 먹기에도 좋았다. 바다를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은 2층 창가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깨끗한 바닷물이 인상적인 하저 해변에 잠시 들려 엉뚱이랑 바다에 발도 잠시 담궜다. 햇살은 눈이 부시게 따사로운데, 아직 바닷물은 차가웠다. 밀려오는 파도를 재미있어하던 엉뚱이... 나름  많은 바다를 보여줬었는데 엉뚱이 입으로 '바다가 예뻐요.'란 말을 처음으로 들은 하저 해변은 내게 의미있는 장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강구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벌영리 메타세콰이어로 가서 산책을 즐기며 이번 여행의 마침표를 찍게되었다. 몇 해전 마지막으로 영덕에 들렸을때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비가 오는 바람에 마음을 접고 돌아섰던 곳이라 이번 여행에선 꼭 들려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는데, 좀더 소담하고 숲의 기운이 강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캠핑이 아닌 여행을 즐겨서 그런지, 몸은 고단했지만 몸 속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던 여행의 피가 다시 활기차게 도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의 좋은 여운이 오래토록 남기를 바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여행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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