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3일 토요일
벌써 한 달이 지난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참 빨리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은 왠지 바다가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새벽, 해뜨기 전 가장 어두운 하늘을 간직했던 시간에 눈이 떠졌고,
크게 고민할 것도 없이 간단히 장비를 챙기고 차에 시동을 켰다.
출발 전 하늘은 짙은 검푸른 색,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오늘 어쩌면 오여사를 만날지도 모르겠는걸? '
이란 생각과 함께 오여사를 만나면 어떤 감탄사를 보낼지 살짝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웬걸... 송정에 가까워질수록 시커먼 것이 구름이 바다를 다 덮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날 태풍이 몰려오고 있단 걸 전혀 알지 못했다.
Night of Song-Jung
송정의 밤 풍경을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의 초년생 시절 젊음을 속삭이던,
아니 가장 뜨겁게 타오르던 젊음을 주체하지 못하던 시절.
가장 많이 찾았던 곳이 송정해수욕장이다.
내 머릿속의 송정은 부산의 젊음이 모여 있는 그런 곳,
그래서 찾을 때마다 감회가 남다른 그런 곳이다.
하지만 이날의 송정의 밤(해뜨기 전 새벽)은 너무 여유로웠다.
격동의 새벽
말 그대로 격동적인 새벽이었다.
하늘을 뒤덮은 구름, 잔뜩 성이 난 파도 그리고 어슴푸레 비치는 붉은 노을까지...
동그랑땡 같은 빨간 태양이 봉끗 솟아오르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이처럼 멋진 새벽을 맞이할 기회가 얼마나 될지 생각해본다.
이러한 풍경이 나를 자극시켰을까?
기장의 요소요소를 담기 위한 출사 여행을 즉흥적으로 떠났다.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해안선을 따라 떠나는 그런 여행,
단 반나절에 불과했지만 이야기보따리를 한 가마는 짊어지고 온 그런 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