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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가도를 따라 떠나는 삼척여행] #5. 해를 사랑한 크리티, 그녀를 만나다...

여행에서 담은 흔적/2010-2011 Secret

by 용작가 2011. 8.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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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8일

마지막날 해바라기꽃을 담기위해 태백의 구와우마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삼척에서 멋진 해바라기군락지를 만날 수 있었다.
재동유원지라는 버스정류소 한켠에 자리잡고있던
여행을 계획할땐 아무런 정보도 없었던 곳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때도 이렇게 기뻤을까?
너무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탄사 '와~! 대박이야!!'를 연발하며,
내 얼굴만한 해바라기꽃을 담아본다.

검색은 재동유원지를 하면 될듯하다


내 전신샷!! 쉽게 찾을 수 있겠죠?



해바라기의 전설
Legend of Sunflower

물의 님프인 크리티는 태양신 아폴로를 사모했다고 한다.
(여기서 님프란 하급여신을 칭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그 사랑에도 불구하고 아폴로는 그녀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크리티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애타는 심정을 호소하려고 했지만,
워낙 잘 생기고 미녀가 많은 환경에 살던 아폴로의 눈에는
일대 님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절망한 크리티는 너무 슬퍼서 땅에 앉아 울어버렸다...
밥도, 물도 아무것도 먹지않고 앉아서 계속 울었다.

목을 축이는 것이라곤 자기의 눈물과 밤이슬뿐,
아폴로가 동쪽하늘에 모습을 보였다가 서쪽하늘 사라질때까지
눈물 가득 고인 눈으로 아폴로만 보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참이 지나자 어느새 그녀의 발은 땅에 붙어버렸고,
얼굴은 하나의 꽃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오직 태양만을 바라보고 있는 해바라기는
바로 크리티의 모습이다....

삼척, 낭만가도의 어느 길 위에서 해바라기로 변해버린 크리티를 만나본다...

크리티~ ... 괜찮니?


'난 말야....그를 사랑해...'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것 따윈 상관없단 말이지...'


'그냥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거든....'


정말... 정말 행복한거니?


'넌 아직 사랑을 못해봤구나...'


'사랑은 원하는게 많아질수록 그 본질이 흐려져버려... '


'그러다 어느새 집착에 사로잡혀버리게 되는거지...'


음~ 그렇군....


'그리고 ..... '


그리고?


'.......'


굳이 불편하면 말하지 않아도되...


'이건 비밀인데, 특별히 네게만 알려줄께'


'사실은... 아폴로와 난 사랑하는 사이야'


헉~! 뭐라고? 너 혼자만 애태웠던게 아니였어?


'사실 그와 난 이뤄질 수 없는 운명이였지...그래서 사람들 몰래 사랑을...'


'하지만 아폴로는 내게 약속을 했어..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을때 나를 만나러 오겠다고..'


'그래서 여름이면 나도 그를 만나러 이렇게 나오는거야'


아하! 그런거였군... 힘든 짝사랑이 아니였어!


정말 기분좋은 사실인데? 더이상 슬퍼지지 않겠어..!!


'그렇지... 아직도 난 그를 만나고 사랑하고 있는거니깐..'


'때론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던지고 가는게 오히려 미안할 정도야..'


정말! 정말 그렇겠어 ㅎㅎㅎ 나 또한 너를 위로 할려고 온거였으니깐..!


'이 사실을 아는건 나뿐이였거든.. 이젠 너도 알게되었지만..'


암튼 우울했던 기분이 말끔히 정리됐어.. 고마워 크리티!



'별말씀을 잘가라고 허접사진가 용씨~
내일은 구와우마을 간다며? 비가 않와야 될텐데...
비오는 날엔 그를 만나지못해 기분이 별로거든....'

음~ 그렇군.... 하지만 남쪽엔 태풍과 비때문에 난리래...
그래서 날씨를 장담할 수 없겠어...
지금 하늘을 봤을땐 안 올꺼같지만 말야....
즐거운 대화였어. 그럼 안녕~

'그래 안녕~^^'


그렇게 해를 사랑하는 크리티(해바라기)와 짧은 만남을 정리했다.
아쉽게도 다음날 비는 내렸고, 기운없는 크리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리티의 속내를 알아서일까? 구와우마을을 둘러보는건 그리 유쾌하진 못했다....

(다음편에 계속...)

행복한 하루되세요

전설을 제 입맛에 맞춰 각색해봤어요...
버림받은 여인이 망부화(花)가 되어버린건 너무 슬프고 식상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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