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새를 보기위해 동백섬으로 찾았던 날이었습니다.
최치원 동상이 있는 곳 근처에 동박새가 출현할 것이라는 제보를 받았고,
예상 포인트에서 숨죽이고 있기를 몇 분이나 지났을까요...
아담한 체구의 새 몇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회색톤의 까칠한 인상....
이 녀석들은 어서 가고 동박새나 날아왔으면 싶었습니다.
이 녀석들도 피라칸사스 열매(빨간 열매)를 좋아하는지
떨어져있던 열매를 몇 개 집어먹고는 한참을
근처 나무가지에서 멍때리고 있더라구요.
(저도 덩달아 멍때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슬슬 지루함이 몰려올때쯤 아주 멋진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는데요~
'파닥, 파닥, 후두두둑'
자신들이 상주하고 있던 공간으로 비둘기 한마리가 날아들자.
공중에서 발톱으로 비둘기의 등을 사정없이 후려갈기는것 이었습니다.
화들짝 놀란 비둘기는 그대로 줄행랑을 쳤고, 뒤따라 날아들던 비둘기 한마리도
같은 공격에 맥없이 쫒겨나야만 했습니다.
그 찰라의 장면을 카메라로 담지 못한게 아직까지 아쉬워요.. ㅎㅎ;;
자신보다 두배가까이 커보였던 비둘기를 한방에 쫒아내는 모습을 보니
여간 신기한게 아니였기도 했고, 왠지 멋져보였습니다.
촬영중에 만난 (동박새를 찍으러 오신) 어르신께 여쭤보니 새이름이 직박구리라고 했고,
새사진 찍는 사람들에겐 조폭으로 통한다고 들었습니다.
저 모습을 목격한 저로써는 그 별명 참 기똥차게 지었네...라고 생각했구요...ㅎ
조폭이라 불리는 새 '직박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