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다시 찾은 익숙한 캠핑장. 경주 에듀팜파크 캠핑장에서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두 달 동안의 장박을 했다. 작년에는 콜맨의 '아테네 터널'이라는 텐트로 장박을 했었는데, 올해는 캠핑홀릭의 '오성이'라는 면텐트가 우리의 집이 되었다. 지금은 없어진 제작사이고, 단종된 모델이지만 이너가 넓고 적당한 크기의 전실이 있는 모델이라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마침 캠핑 중고사이트에서 장박용 텐트로 구할 수 있었다. 오래된 텐트이지만 만듬새가 튼튼해 두달동안 무너짐 한번 없이 강풍이 불어도 튼튼하게 잘 버텨줬다.
첫 달은 엉뚱이의 사촌 가족과 함께했고, 두 번째 달은 우리 가족끼리 보냈다. 그 와중에 나의 사촌동생 가족과 고등학교 친구 가족이 한 주씩 다녀갔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순간들이 가득했던 겨울 장박 캠핑을 기록해 본다.
첫 번째 달 – 태연이네와 함께한 첫 장박! 겨울 캠핑
겨울 캠핑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추위’였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니 준비도 철저했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엉뚱이와 나이가 같은 사촌이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더구나 근사한 요리도 척척해내는 동서 덕분에 매주 토요일 밤마다 거하게 취해버리기도 했다. 남쪽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함박눈을 맞기도 했고, 눈사람 만들기, 눈썰매 타기도 했다.
✅ 겨울 장박 캠핑 필수 준비
• 난방 필수 : 등유난로, 팬히터, 전기장판, 핫팩 등을 준비해 텐트 안을 따뜻하게 유지했다.
• 바닥 단열 : 폼매트와 카페트를 여러 겹 깔아 발이 시리지 않도록 했다.
• 방한 의류 : 두꺼운 옷뿐만 아니라,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 체온 조절이 쉽도록 했다. 난로를 켜두면 반팔만 입어도 될정도로 따뜻하긴 했다.
✅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
•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 밤에는 난로 옆에서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긴 겨울밤을 보냈다.
두 번째 달 – 조용한 가족 캠핑과 특별한 손님들
태연이네가 떠나고 우리 가족만 남았다. 겨울 캠핑의 고요함이 한층 더 깊이 느껴졌다. 복닥거리는 즐거움도 좋지만 오붓하게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여유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손님들이 찾아오는 날엔 분위기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장박을 하면서 손님이 찾아오면 마치 집들이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 사촌동생 가족 방문
여름에 함께 캠핑하고 두계절이 지난 뒤 다시 만났다. 조카들은 조금씩 더 자라있었고, 사촌 동생네는 살이 더 빠진 듯 했다. 매일 새벽 수영을 한다고 하더니 확실히 운동 효과가 있는듯 보였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가득 사가지고 와서 정말 배터지게 먹었다. 아이들은 따뜻한 텐트 안에서 놀고, 어른들은 삼겹살과 따뜻한 국물 요리, 회를 먹고, 사케를 마셨다. 날씨도 좋아 밤에는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침구는 부족했지만 다함께 누워 잠을 잤지만 이너가 넓어서 비좁지는 않았다.
✔️ 친구 가족들 방문
1월 1일 캠핑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들린 이케아(IKEA)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안부를 묻다가 장박을 하고 있다는 말에 놀러가도 되냐는 말에 흔쾌히 좋다고 말했고, 두 친구의 가족이 캠핑장으로 놀러왔다. 사이즈가 꽤 큰 텐트이지만 어른, 아이 9명이 되니 텐트가 콩나물시루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은 캠핑장에 있는 눈썰매장(유료)에서 눈썰매를 타고, 눈 놀이를 했다. 그리고 토끼마을에서 토끼도 구경했다. 우리에겐 익숙한 풍경이라 큰 감흥은 없었지만, 친구네 아이들은 즐거워 보여서 다행이었다. 어김없이 고기를 구워먹고, 난로 앞에서 맥주를 마시며 함께 긴 대화를 나누었다. 각자의 삶이 바빠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였는데, 학창시절의 모습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진 않았다.
겨울 장박 캠핑이 준 특별한 경험
겨울 캠핑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순간들이 많았다.
✔️ 여름 캠핑과 달리, 자연의 고요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 추운 날씨 덕분에 따뜻한 것들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달았다.
✔️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욱 끈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제 장박은 끝이 났지만, 차가운 겨울 속에서 쌓은 따뜻한 추억들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다음 겨울에도 장박.... 다시 할 수 있을까?!
2024.11.30 ~ 2025.01.31 장박캠핑 두달간의 기록 ⓒ 박경용
Photograph by PARK KYOUNGYONG
Copyright 2009-2025. PARK KYOUNGYONG All Rights Reserve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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